요즘 AI에 관한 이야기는 어디서나 핫한 주제입니다. 음향에도 AI 기술이 접목되어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기술들이 현실화되고 그 발전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제 음향 기술은 단순한 소리 전달을 넘어, 청취자의 감정과 행동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음향 기술의 트렌드는 AI, 공간음향, 몰입감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기술들이 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방식으로 통합되고 있으며, 음악, 영화, 게임, 방송 등 거의 모든 콘텐츠 분야에서 그 활용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AI 기반 음향 기술
AI가 음향 기술에 미치는 영향은 2024년 들어 더욱 명확해졌습니다. 기존에는 소음을 제거하거나 음성을 변환하는 등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실시간 음향 분석, 감정 인식, 음성 합성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Descript라는 오디오 및 비디오 편집 툴이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AI를 이용해 음성을 텍스트로 전환하고, 텍스트 편집만으로 오디오를 수정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심지어 ‘Overdub’ 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목소리를 학습한 AI가 새로운 문장을 말하는 것처럼 음성을 합성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Google Pixel 시리즈의 통화 녹음 앱은 통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문자화하고, 배경 소음을 줄여주는 AI 알고리즘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영상 콘텐츠에서는 넷플릭스(Netflix)가 자사의 더빙과 자막 서비스에 AI 기반 음성 합성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인간 성우의 목소리를 학습한 AI가 다국어 더빙을 빠르게 생성하며, 콘텐츠 제작의 효율성을 대폭 향상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예로는 스포티파이(Spotify)에서 실험 중인 개인화된 오디오 광고 시스템이 있습니다. 사용자의 청취 패턴을 AI가 분석해, 취향에 맞는 음악과 음색, 말투를 가진 맞춤형 광고 오디오를 생성합니다. 이처럼 AI는 이제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청각적 경험을 설계하는 중심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앱과 콘텐츠에서 더 넓은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공간 음향 기술
공간 음향 기술은 콘텐츠 소비 방식에 혁신을 가져온 대표적인 예 중 하나입니다. 공간 음향 기술은 음향을 통해 공간의 특성을 느낄 수 있는 기술입니다. 특히 영화, 게임, VR 콘텐츠에서 실감나는 체험을 제공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시스템은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입니다. 이 기술은 소리를 위치 기반으로 설계해, 상하좌우는 물론 청취자의 뒤편과 앞까지 다양한 방향에서 음향을 전달합니다. 예를 들어 영화 《덩케르크》(Dunkirk, 2017)에서는 전투기 소리가 머리 위를 가로지르거나, 폭발음이 관객 뒤에서 터지는 듯한 공간감을 선사하여, 극장에서의 몰입도를 극대화했습니다. 돌비 애트모스는 넷플릭스, 디즈니+, 애플 TV+ 등의 OTT 콘텐츠에도 점차 확대 적용되고 있으며, 가정용 홈시어터에서도 구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게임 분야에서는 소니의 PlayStation 5에 내장된 Tempest 3D AudioTech가 대표적인 공간음향 기술입니다. 이 시스템은 이어폰이나 일반 스피커만으로도 방향성과 거리감을 정밀하게 구현하며,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II(The Last of Us Part II)》 같은 AAA급 게임에서는 적의 위치, 배경의 미세한 소리까지 인지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또 다른 예로, 애플의 AirPods Pro와 AirPods Max는 ‘공간 음향(Spatial Audio)’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고개를 돌릴 때마다 소리의 방향이 바뀌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감상 중일 때, 머리를 돌리면 대사가 나온 방향이 고정되어 실제 대화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최근에는 Zoom과 같은 화상회의 플랫폼에서도 이 기술을 실험 중인데, 다수 참가자의 목소리를 각기 다른 방향에서 들리게 하여 보다 현실적인 회의 환경을 제공합니다.
몰입감 중심
몰입감 중심은 콘텐츠 감상의 핵심 요소로, 음향 기술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 중 하나입니다. 2024년 현재, 몰입감을 설계하기 위한 기술은 정교한 사운드 디자인, 감정 반응을 유도하는 주파수 설계, 그리고 사용자 맞춤형 사운드 피드백으로 점점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디즈니+의 마블 시리즈 《로키(Loki)》를 들 수 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스토리 전개에 맞추어, 장면별로 주파수와 리듬이 변화하는 배경음악이 설계되어 있으며, 이는 시청자에게 시각적 충격뿐 아니라 청각적 몰입도까지 제공하는 데 큰 기여를 합니다. 게임 분야에서는 《사이버펑크 2077(Cyberpunk 2077)》이 매우 인상적인 몰입형 사운드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도시 곳곳에서 들려오는 배경 음악, 거리의 대화, 기계음 등이 실시간으로 변하면서 플레이어의 위치와 행동에 따라 동적으로 반응합니다. 또한, Binaural Recording 기술이 널리 사용되며, 이어폰만으로도 3D 청취 경험을 가능하게 합니다. 대표적인 콘텐츠로는 유튜브에서 화제를 모은 ASMR 영상들이 있으며, 사용자가 이어폰을 착용한 채로 ‘귓가에서 속삭이는 듯한’ 생생한 체험을 제공합니다. 심리적 몰입 또한 주목할 부분입니다. Calm과 Endel 같은 명상 앱은 특정 뇌파와 연동되는 음향 주파수를 활용해, 사용자의 집중력 향상, 불안 완화, 수면 유도를 돕습니다. 특히 Endel은 사용자의 생체 신호(심박수, 활동량 등)를 분석해, 현재 상태에 가장 적합한 사운드를 실시간으로 생성하는 AI 기반 몰입형 오디오를 제공합니다.
AI, 공간음향, 몰입감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는 2024년 음향 기술 트렌드의 핵심을 이루며, 단순한 청각 정보 제공을 넘어 감정, 환경, 몰입을 조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실제 앱과 콘텐츠에 적용된 사례들을 통해 살펴본 바와 같이, 음향은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사용자 경험 전체를 설계하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제 음향은 콘텐츠의 배경이 아닌 ‘주체’가 되어, 청취자가 무엇을 느끼고 어디에 있는지를 결정하는 중심축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은 창작자뿐 아니라 청취자 모두에게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선사하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이와같은 음향기술의 발전을 통해서 다양한 콘텐츠들이 앞다투어 등장하게 될 텐데 이런 기술의 발전을 보통사람이라도 조금은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더욱 흥미 있게 콘텐츠 산업들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